언택트(Untact) 시대의 미술수업

그리날다 전문가 칼럼_언택트 시대의 미술수업 (1)

언택트(Untact) 시대의 미술수업

2020년의 상반기의 지구는 코로나19가 완전하게 뒤덮었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고, 모임이 금지되었으며, 해외여행은 불가능해졌다. 온라인 소통을 위한 화상회의 도구인 ‘줌’이나 ‘마이크로 팀즈’같은 어플리케이션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비접촉을 일컫는 언택트(Untact)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 무섭게 온택트(Ontact: Online contact, 온라인 접촉을 뜻하는 합성어)로 대체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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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지구적인 현상은 어떻게 결론이 날까?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팬데믹을 관리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정비되고 나면 다시 전처럼 평화로운 Offtact(위 Ontact의 상대 개념)의 시대가 돌아올까? 유감스럽게도 석학들과 연구기관들의 예상은 비관적이다. 비상상황의 삶의 방식이 보편적인 생활의 패턴으로 자리 잡아갈 것이라는 진단이다. 새로운 방식의 질서, 뉴 노멀(New nomal)의 시대가 바로 이런 방식으로 형성된다고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변화된 사회에서 가장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사라져 갈 풍경은 대규모의 공연이나 집회, 청중이다. 교과부가 21학년도 수능 고사 관리를 위해 발표한 지침에도 고사장 교실 당 인원수를 줄이는 방식을 내놓았다.
최근 BTS의 소속사는 온라인 콘서트인 ‘방방콘 더 라이브’로 동시 접속 75만이 유료 관람했다고 발표했다. 이제 구름 같은 청중의 풍경은 온라인으로 대체될 것이고, 그렇게 집단적 접촉의 위험성을 피하며 온라인의 편익성을 깨달은 인류는 ‘보편적인 소통 수단’으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체화하며 적응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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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 한 학기의 전례 없는 온라인 수업을 통해 초등학생부터 대학생들까지 우리 사회는 ‘학교’를 대체하는 온라인 소통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얼마 전 20년 이상 입시지도를 해 온 미술학원장과의 사석에서 ‘온라인 미술수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화두로 등장했다. 시작은 겨울에 닥쳐올 미대 입시생들의 정시 준비 특강 수업 때문이었다. 당락을 결정짓는 실기고사를 앞두고 많은 수험생들은 긴 시간을 실기 준비에 할애한다. 만일 이 기간에 실기실에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함께 있던 모든 수험생들은 보름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당장의 입시 일정이 지켜지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해당 학생들을 위해 대학 측이 실기고사 일정을 조정할리도 만무하다. 확진자가 아니더라도 지난 신천지나 이태원 사태같은 상황이 발생하여 학원 기관에 집합 금지 명령이 내려진다면? 아주 아찔한 일이 펼쳐질 수밖에 없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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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등골이 서늘해지는 상상에 이르자 과연 미술수업이 온라인으로 가능할까 하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실적인 가능성을 상상해 보는 시간이 펼쳐졌는데, 다소간의 어려움은 있겠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는 납득할만한 결과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인터넷 환경과 온라인이 최초로 전파되던 시기에는 전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다양한 부문이 장애요소와 한계를 차근차근 극복하는 시간을 거쳐 이제는 완전하게 온라인으로 대체된 것을 이해하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과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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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올봄 급조된 학교의 온라인 출석과 수업의 예들을 떠올리면 더 간명하게 이해가 된다. 어떤 학교는 온라인을 통한 수업이 활성화되어 오프라인의 수업 질과 소통 효과를 완전하게 대체하는 반면, 다른 편에서는 형식적인 출석 체크와 강의를 미루어 한꺼번에 듣는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 차이는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들의 준비 상태에 직결되어 나타난다. 온라인 도구와 소통 방식에 익숙하고 그를 통한 강의까지 진행할 역량을 갖춘 교사들은 학생들을 그 장으로 견인하며 오프라인을 온전히 대체하는 수준의 1학기를 진행하였다는 증언이 숱하다. 결국 교육에서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충분한 준비를 통해 그 매체에 실력과 적응력을 갖춘 교사와 학생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다다른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마음이 좀 바빠졌다. 그렇게 겨울이 오기 전에 온라인 수업에 대한 시스템과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그 시스템을 운영할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떨까? 학생들은 쉽게 온라인 실기수업에 적응할 수 있을까?
의외로 학생들은 이미 준비를 끝내고 기다리고 있다고 보는 게 옳다. 이미 급조된 학교 온라인 수업을 보면 학교와 교사, 교육 시스템은 허둥대는 반면 학생들이 그에 적응을 못한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포노 사피엔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수년 전 정의한 모든 지식 습득과 업무를 휴대폰으로 처리하는 현대인에 대한 비유에 고개를 끄덕인다면, 글보다 스마트폰을 먼저 접하며 자란 현재의 학생들에게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적응력을 걱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도 쉽게 이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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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피교육자인 학생들에게 남는 한 가지의 숙제는, 온라인의 문제가 아닌 아주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것으로 남는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변하지 않는 공통적인 원리. 학생들의 자발성과 실천력이 그 교육의 성과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점이다.
실재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 경험을 들어보면 거기에는 오프라인에서의 긴밀함과는 다른 방식의 긴장감이 존재한다. 오프라인에서의 수업에서는 교사의 시야 밖에 가려져 있는 학생이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온라인에서는 화면 앞의 모든 학생을 교사가 한 화면에 바둑판 모양으로 볼 수 있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교사가 언제 자기를 보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툴의 경우 호스트(교사)가 언제 게스트(학생)을 호출하거나 질문할지 모르는 상황이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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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강의식 수업이 아니라 실기수업을 대입하여 보면, 학생이 스스로 수행하는 자발성이 훨씬 더 중요해짐을 상상할 수 있다. 교사가 옆에 붙어서 수행력이 쳐지는 학생들에게 직접 리터치를 통해 끌어올리는 과정이 없으므로 학생들은 온전히 자신의 능력치를 날 것 그대로 드러낼 것이다. 결국 오프라인에서는 교사의 능력으로 감춰졌던 학생들의 부족함과 결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이기고 극복해가는 자발성과 성취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배우는 이의 의지력과 실천력이다.

그리날다 칼럼리스트

그리날다 칼럼니스트 이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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